기억의 비밀 풀까

기억 형성과정 단서 찾아 관련 뇌질환 치료전략에 응용 기대

한국뇌연구원 이계주 박사 연구팀, 국제 학술지 발표

사진 좌측부터 이계주 책임연구원, 김윤주 연구원이인큐베이터에서 배양된 신경세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우리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은 시냅스(synapse)라는 연접부위를 통해 소통하는데, 시냅스는 평생에 걸쳐 새로이 형성, 유지되고 소멸하면서 뇌의 기능을 조절한다.  국내 연구팀이 신경 단백질(MAP2)의 새로운 시냅스 강화 기능을 최초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뇌연구원(KBRI, 원장 서판길) 이계주·김윤주 박사 등 한국뇌연구원이 주도한 국제공동 연구팀(미국 조지타운대학 참여)은 성숙한 신경세포에서 장기강화를 유도하는 데 MAP2 단백질이 필수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MAP2(미세소관결합 단백질 2)는 주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며, 수상돌기의 성장에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은 시냅스(synapse)라는 연접부위를 통해 소통하는데, 시냅스는 평생에 걸쳐 새로이 형성, 유지되고 소멸하면서 뇌의 기능을 조절한다.

장기강화는 대표적 시냅스 가소성 현상으로, 반복적 자극에 의해 시냅스의 크기와 활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시냅스 크기와 활성의 증가를 곧 정보 저장의 원리로 보기 때문에, 장기강화는 학습과 기억을 설명하는 중요한 세포학적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자 수준의 정확한 신호전달 원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의 해마 신경회로에서 MAP2 단백질이 결핍되면 장기강화 현상이 유도되지 않는 것을 전기신호 측정, 영상분석 등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연구기법을 통해 규명하였다.

또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 위치하는 MAP2가 장기강화 자극 시 시냅스로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실시간 세포관찰 현미경, 전자현미경으로 발견하였다. 이때, 시냅스의 활성 향상에 중요한 AMPA 수용체의 수가 많아지고, 수상돌기 가시의 크기도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AMPA 수용체는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의 일종으로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빠른 신경전달을 매개한다. 수상돌기 가시(dendritic spine)는 신경세포 수상돌기 표면에 작게 돌출된 구조로서, 흥분성 시냅스의 시냅스후 구조로 기능한다.

이번 연구는 이제까지 수상돌기 표지단백질로만 알려졌던 MAP2가 시냅스 강화를 유도하는 과정에도 참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억 형성에 관여할 가능성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인류의 오랜 숙원인 “기억은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 되는가”에 대한 해답에 한 발짝 다가감으로써, 향후 치매 등 기억 관련 질환에 응용 가능한 기초 정보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뇌연구원 이계주 박사는 “MAP2의 시냅스 이동 현상이 인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후속 연구할 예정"이라며, “본 연구가 자폐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 시냅스 손상성 뇌질환 연구에 중요한 원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20-BR-01-08, BR-04-01),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2017M3C7A1048086), 신진연구자지원(2015R1D1A1A01058889) 과제의 도움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FASEB Journal’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 2 mediates induction of long-term potentiation in hippocampal neurons <시냅스 장기강화를 유도하는 미세소관결합단백질 2의 신기능 규명>

* (저자 정보) 김윤주(제1저자), 장유나, 김지영, 김나리, 노슬기, 김혜연, Bridget Queenan, Ryan Bellmore, 문지영, 박형주, 라종철, Daniel Park, 이계주*(교신저자*)

□연구내용

1. 연구 배경
○ 우리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시냅스는 평생에 걸쳐 다양한 자극 및
환경에 반응하여 구조 및 활성 변화를 보임(이를 “시냅스 가소성”이라 함). 따라서 시냅스의 형성, 유지,
소실에 관련된 분자 기전 연구는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자폐증, 조현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시냅스 손상성 뇌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전략을 수립하는데 매우 중요함.
○ 시냅스의 장기강화(long-term potentiation, LTP)는 학습과 기억 형성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세포학적 메커니즘으로, 반복적 자극에 의해 시냅스의 신호전달(활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현상을
말함. 장기강화에 관련된 다양한 시냅스 분자들의 기능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신호전달 기전에 관한 이해는 부족한 실정임.
○ 미세소관결합단백질 2(microtubule-associated protein 2, MAP2)는 신경세포의 골격(뼈대)을 구성하는
미세소관의 안정화에 기여하며, 신경세포 수상돌기의 성장에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왔음. MAP2는
주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서만 관찰되어 오랫동안 수상돌기의 표지단백질로 널리 활용되어 왔으나,
성숙한 신경회로에서 MAP2의 기능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었음.
○ 본 연구를 통해 최초로 성숙한 신경세포에서 MAP2가 시냅스 강화를 유도하는 과정에 필수적으로
작용함을 증명하였음. 특히 반복된 자극에 의해서 수상돌기에 위치하는 MAP2가 시냅스로 신속히
이동하여 활성 향상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함을 확인함.

2. 연구 내용
○ 동물모델의 해마 신경회로에서 MAP2 단백질이 결핍되면 장기강화 현상이 유도되지 않음을
전기신호 측정, 영상분석 등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연구기법을 통해 규명함.
○ 또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 위치하는 MAP2 단백질이 장기강화 자극 시 시냅스로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실시간 세포관찰 현미경, 전자현미경으로 발견함.
○ 시냅스로 이동한 MAP2가 활성 향상을 위해 AMPA 수용체 및 시냅스 크기의 증가에 관여함을 확인.
○ 다양한 약물학적 접근법을 통해 장기강화 시 MAP2의 시냅스 이동에 관련된 신호전달 기전을 밝힘.

3. 연구 성과 및 기대효과
○ 뇌의 정보저장 기전으로 알려진 장기강화 현상에서 MAP2가 시냅스로 이동하여 신경활성 향상 기능을
수행함을 최초로 제시
○ 장기강화 시 신경세포 수상돌기와 활성시냅스 간 새로운 분자소통 기전을 규명하여 신경가소성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
○ 유전자변형생쥐모델개발, 행동분석 등의 후속연구를 통해 응용 가능성을 높여 신경활성 조절기술 개발
및 시냅스 손상성 뇌질환의 제어전략 수립에 중요 정보를 제공

□그림

[그림1] 장기강화 자극에 의한 MAP2의 시냅스 이동성 규명

[그림2] 장기강화 시 MAP2의 신호전달경로 모델

 □연구자 이력사항

이계주 책임연구원, 교신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
◦ 전 화 : 053-980-8320
◦ E - mail : relaylee@kbri.re.kr
2. 학력 및 경력사항
◦ 2019 ~ 현재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장
◦ 2015 ~ 2018 한국뇌연구원 뇌신경망연구부장
◦ 2013 ~ 2015 한국뇌연구원 신경가소성연구실 랩헤드
◦ 2006 ~ 2013 미국 조지타운의대 약리학교실 박사후연구원
◦ 2006 고려의대 해부학교실 박사후연구원
◦ 2006 고려의대 의과학과 박사
3. 전문 연구분야
◦ 학습/뇌질환 관련 신경회로 구조 변화 기전 연구
◦ 3차원 전자현미경 기반 뇌지도 작성 연구

□김윤주 연구원, 제1저자

1. 인적사항
◦ 이 름 : 김 윤 주
◦ 소 속 :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
◦ 전 화 : 053-980-8327
◦ E - mail : pray4u96@kbri.re.kr
2. 학력 및 경력사항
◦ 2016 ~ 현재 한국뇌연구원 연구원
◦ 2015 ~ 2016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 2011 ~ 2015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 2011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박사
3. 전문 연구분야
◦ 시냅스 형성 및 가소성 연구
◦ 세포내 소낭 이동 연구

한국뇌연구원 홍보협력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