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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노벨화학상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발’ 2명 공동 수상

에마뉘엘 샤르팡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공동 수상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발’ 2명 공동 수상 “기초과학·생명과학에 새 시대 연 혁명적 기술”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 또는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

여성 과학자 두 명이 공동 수상 노벨화학상 사상 여성만이 공동 수상한 최초 사례

 

노벨위원회는 두 과학자가 발견한 유전자가위를 통해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노벨위원회)

올해 노벨화학상은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 또는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 생명과학에 새 시대를 연 프랑스와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화학상에는 여성 과학자 두 명이 공동 수상해, 노벨화학상 사상 여성만이 공동 수상한 최초 사례로 이름을 남겼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크리스퍼-캐스9의 등장으로, 새로움 암 치료, 유전병 치료 등 인류의 삶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명 암호 교정하는 도구 만든 공로 인정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과학자가 발견한 유전자가위를 통해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암 치료에 기여하고 있으며 유전병 치료의 꿈을 실현할 수도 있다”고 노벨화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교정을 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길잡이 RNA와 DNA를 잘라내는 캐스9 단백질로 이뤄졌는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기존 기술에 비해 간편하고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노벨위원회)

특히 노벨위원회는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가위를 활용할 경우, 몇 주 내로 ‘생명의 코드’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인류에 가장 해로운 박테리아 중 하나로 꼽히는 화농연쇄구균을 연구하던 도중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tracrRNA’ 분자를 발견했다. tracrRNA는 크리스퍼 캐스나인의 일부로서 DNA를 쪼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험 많은 생화학자인 다우드나 교수와 협업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유전자가위의 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정해진 위치에서 어떤 DNA 분자라도 잘라낼 수 있도록 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개발했다.

크리스퍼는 크게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원하는 DNA를 찾을 수 있게 정보를 담고 있는 부위와 DNA를 실제로 잘라내는 절단 효소다.

이번에 노벨화학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절단효소로 ‘캐스9(CAS9)’을 쓰는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한 것. 이들이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한 이후 유전자 교정 연구에서는 캐스9을 이용한 크리스퍼가 가장 많이 연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퍼는 가이드 RNA(gRNA)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단 DNA에서 바꾸고 싶은 표적 DNA를 인식하면 캐스9과 복합체를 이뤄 DNA 이중가닥을 모두 자른다. 이후 절단 부위에 원하는 DNA 시퀀서를 추가하면 유전자 교정이 완료되는 것이다.

특히 크리스퍼-캐스9은 DNA에서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잘라내는 능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DNA 시퀀스를 별도로 넣어 교정한 크리스퍼-캐스9의 유전자 교정 성공률은 지금까지 10% 이하로, 사실상 유전자 치료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크리스퍼-캐스9의 한계를 극복할 유전자 교정 기술을 계속 연구해왔으며, 지난해에는 ‘프라임 에디팅’이라는 새로운 유전자가위 기술도 등장해 주목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공개한 유전자가위가 기초과학 연구에서 많은 중요한 발견에 기여함과 동시에 식물 연구자들이 곰팡이와 해충, 가뭄에 강한 작물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평가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응용한 새로운 암 치료법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두 수상자는 1000만스웨덴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절반씩 나누어 받게 된다.

‘생명의 코드’ 바꾸는 ‘크리스퍼-캐스9’ 연구

두 사람이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사람과 동·식물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효소다. (노벨위원회)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1년 처음 특정 DNA만 골라 잘라내는 분자 기계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념을 개발했다. 그는 이후 RNA의 대가인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특정 염기를 잘라내는 데 활용하는 효소의 종류에 따라 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이즈와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나눌 수 있다.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1세대 및 2세대 유전자가위와 달리 유도물질인 RNA가 절단효소인 캐스9(Cas9)과 붙어 DNA로 이끌 수 있다. 길잡이 역할을 하는 RNA만 교체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유전자가위를 만들 수 있어 획기적이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절단효소로 캐스9을 쓰는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두 사람이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사람과 동·식물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효소다.

교정을 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길잡이 RNA와 DNA를 잘라내는 캐스9 단백질로 이뤄졌는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기존 기술에 비해 간편하고 정교해 2014년부터 생명공학계의 혁명으로 평가받았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염기 하나를 바꾸는 방식으로, 근육이 많은 비글, 돼지 게놈에서 성장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억제해 고양이보다 작은 미니 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유전자변형작물(GMO)을 대체할 병충해에 강한 쌀과 무르지 않은 토마토를 개발하는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화학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한 응용성에 무게를 둬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지금까지 활용도가 떨어졌으나, 이 기술을 통해 간단한 편집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라는 평가다.

이번 노벨화학상에는 여성 과학자 두 명이 공동 수상해, 노벨화학상 사상 여성만이 공동 수상한 최초 사례로 이름을 남겼다.(phys.org)

여성만 공동수상한 노벨화학상 최초 사례

이번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의 노벨화학상은 여성만이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첫 사례가 됐다. 지금까지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185명 중 7명이 여성으로, 1911년 마리 퀴리와 1964년 도로시 호지킨만이 단독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1968년 프랑스 쥐비시쉬르오르주 출생이다. 1992년 프랑스 피에르마리퀴리대에서 생화학과 유전학 학사 학위를 받고 1995년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미국 록펠러대, 뉴욕대, 세인트주드 어린이병원, 뉴욕 스커발연구소,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스웨덴 우메아대 등을 거친 후 2015년부터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로 몸담고 있다.

다우드나 교수는 1964년 미국 워싱턴DC 출생이다. 이후 7살 때 하와이로 옮겨 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드나 교수가 13세일 때 아버지가 그에게 DNA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이 쓴 ‘이중 나선’을 선물했다는 일례가 있다. 1985년 미국 포모나칼리지를 졸업한 후 1989년 하버드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예일대 교수로 부임한 후 2002년 남편인 제이미 케이트 화학과 교수가 있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히 다우드나 교수는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발발 이후 230제곱미터 규모의 실험실을 하루에 3000건 이상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드나 교수가 2018년 창업한 맘모스 바이오사이언스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기존 역전사-유전자증폭(RT-PCR) 방식보다 빠른 코로나19 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4월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번 노벨상 발표전, 두 교수는 노벨상 바로미터로 불리는 ‘울프상’을 수상했다. 울프상은 인류 이익과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과학자들과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두 교수는 올해 울프 의학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두 교수는 2015년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을, 2016년 캐나다 게이드너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류아연 미주특파원 / 마리아나 백 노벨재단 담당 국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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