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Latest News Latest left
자석 하나로 혈장 분리한다
  • 노벨사이언스 이정희 기자
  • 승인 2021.05.24 10:42
  • 댓글 0

UNIST 강주헌 교수팀, 혈구오염 및 용혈 없는 혈장 분리 기술 개발

무동력, 무전원 기술.. 혈액검사 진단기술에 응용 가능

 

연구진사진 우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주헌 교수, 오지웅 연구원, 권세용 연구조교수, 엄유진 연구조교수, 정준우 교수, 이민석 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자석만으로 혈액에서 혈장을 깨끗하게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동력·무전원 혈장 분리 기술이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은 칩 속을 흐르는 혈액에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에서 먼 쪽으로 혈구가 밀려 나가 혈장과 혈구가 분리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이용해 혈구 세포 함량이 0%인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으며, 하나의 칩 위에서 혈장 분리와 혈액검사가 동시에 가능한 정확도 높은 현장 진단 칩 개발도 성공하였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민석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와 엄유진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진연구자 사업과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교육부)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스몰 (Small)에 5월 12일자로 공개됐으며,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혈장분리기술 개발 필요한 현재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같은 혈구와 옅은 노란 액체인 혈장으로 구분된다.

혈액 검사는 패혈증 같은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암, 신경퇴행질환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데 널리 이용된다.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 엑소좀1)과 같은 바이오마커(Bio-marker)를 PCR 진단법2), 면역분석법3)과 같은 분자생물학적 검사(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생체분자를 찾아내는 기법)를 통해 찾아내게 된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혈구는 부정확한 검사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개발된 혈장분리가 필요없는 진단칩(혈장분리+검사 일체화 칩)의 원리와 성능
자석을 이용한 혈장 분리 원리(A) 및 실제 혈장(노란색)이 분리된 모습(B)

 혈장을 분리하기 위해 대개 원심분리기를 이용하는데 최근 현장진단 검사 (Point-of-care testing)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원심분리기 없이 혈장을 분리하는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세필터를 이용하여 혈구를 걸러내는 필터분리 기술은 혈장분리 수율이 좋지 않고, 혈구세포의 용혈을 일으키기 쉽다. 용혈현상이 발생하면, 혈구 세포에 포함되어 있던 헤모글로빈, 단백질, 및 핵산 등이 혈장 내에 퍼지게 되어 부정확한 혈액검사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또 미세유체(10-4cm 굵기 이하의 관을 흐르는 액체) 내 입자의 관성을 이용하거나 혈구 세포와 미세 구조물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혈장을 분리하는 미세유체제어 기술의 경우, 필터 분리보다 분리한 혈장의 순도와 수율이 좋지 않고 분리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대부분의 미세유체제어 기술은 전혈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워 혈액을 희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큰 단점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부정확한 혈액 검사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혈구세포의 용혈 없이 신속하고 높은 순도로 혈장을 분리해 낼 수 있는 혈장분리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혈장성분 자화율 차이 이용, 혈장 분리 기술 개발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에 주목해, 상자성 물질 입자가 첨가된 혈액의 혈구와 혈장 성분이 자석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는 원리(자화율 차이)를 이용해 무동력·무전원으로 혈장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원리로 혈구를 자석에서 먼 쪽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긴다. 상자성 물질 입자는 혈장을 분리한 후 자성 구조체를 써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유체가 자기장 영역을 통과할 때, 유체와 유체 내의 입자의 자화율4)의 차이에 의해 유체 내의 입자가 자속밀도5)가 높거나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혈장분리기술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유체내의 물질은 자석(자기장)에 노출되면 자화(磁化)6)가 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자속밀도가 높은 곳 (자석과 가까운 곳) 혹은 자속밀도가 낮은 곳 (자석과 먼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 상자성 입자가 혈액에 첨가됐을 때 액체인 혈장의 자화율이 크게 증가하여 혈장과 혈구의 자화율의 차이가 크게 증가한다. 이 자화율의 차이에 의해 자속밀도가 높은 곳에서 자속밀도 낮은 곳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자성 나노입자를 혼합한 혈액을 강화된 자기장(자석)이 가해지는 미세유체 채널에 흘려주면 혈구들은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게 되어 혈구와 혈장이 분리된다. 본 기술을 이용하여 얻은 혈장에서 용혈현상이나 혈구오염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고, 단백질, 엑소좀과 같은 바이오마커 소실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반혈장 뿐만 아니라 혈소판이 다량 포함된 다혈소판 혈장 (Platelet rich plasma)도 추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기존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다혈소판 혈장 을 얻기 위해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적혈구와 백혈구가 혈장 내에 남아있게 되는 문제점이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미세유체채널에서 유속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적혈구와 백혈구 오염 없이 다혈소판 혈장을 얻을 수 있음을 검증하였으며, 분리된 혈장 내 혈소판 농도 조절 또한 가능함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총책임자로서 연구를 이끈 강 교수는 “그동안 신뢰성 있는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 개발을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모든 요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은 없었다”며 “자석을 이용한 신개념 혈장 분리 기술이 현장 진단형 혈액 분석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혈소판 혈장 분리도 가능.. 혈액 유속 조정만으로 혈소판량 조절

한편, 기존 필터 기반 혈장 분리 기술은 분리 과정 중 백혈구나 적혈구가 터져 그 안의 핵산이나 단백질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또 혈구세포를 훼손하지 않는 미세유체칩 기술 또한 채취된 혈액 샘플에서 분리할 수 있는 혈장량이 많지 않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액 전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제1저자인 권세용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조교수는 “혈구 손상을 유발하는 필터 기반 기술이나 수율과 순도 문제를 갖는 기존 미세유체칩 기반 분리 기술의 한계를 자석 하나로 극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다혈소판 혈장(PRP)분리 또한 가능하다. 혈소판은 최근 암이나 당뇨병 진단의 새로운 바이오 마커로 꼽히고 있다. 공동 제1 저자인 오지웅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원은 “기존의 복잡한 다혈소판 혈장 분리 기술과 달리, 칩 속을 흐르는 혈액의 유속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혈장 내의 혈소판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벨사이언스 이정희 기자  webmaster@nobelscience.net

<저작권자 © 노벨사이언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벨사이언스 이정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