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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특집 - 향후 50년 뇌과학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 노벨사이언스 특별기획팀
  • 승인 2021.10.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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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시리즈(2) - 뇌과학

 

향후 50년 뇌과학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초소형 신경디바이스가 21세기 중반이후에 실용화 예상

뇌 오가노이드 이식에 뇌조직의 치료기법 상용화

인간의 인지 모사한 지능적 정보처리기술 개발 산업적 활용

                                                                           김경진 석좌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20세기 중반이후 뇌과학 혹은 신경과학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으며 크게 발전하였다. 21세기에도 뇌연구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속될 것이며, 타 분야와의 융복합적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모델에서 신경계에 관한 기초과학적 이해 증진은 말할 것도 없이 새로운 조기진단기법과 약물치료기법이 개발되어 각종 후발성 뇌질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극복하는 첩경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뇌의 정보처리 메커니즘에 기반한 공학적 실용화가 진척되어 ‘인간 삶의 질’을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50년 뇌과학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최근 미국 신경과학회 산하 교육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논문(Journal of Neuroscience, 2020, 40(1): 101-106.)을 중심으로 필자는 향후 반세기후의 뇌과학의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이와 같은 시도는 전세계적 뇌과학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뇌과학의 위치와 수준을 가늠해보고 우리가 지향해야할 뇌과학의 미래를 상상하고 그려보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기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2차세계대전 후 전세계적 과학기술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으며 뇌과학 분야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69년 미국 신경과학회(The Society for Neuroscience, SfN)가 설립되어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미국 신경과학회 연례회의에는 3만여명의 신경과학자, 대학원생, 제약회사 연구원, 일반인 등이 참석할 정도로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성장하여 지구촌 뇌연구의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신경과학회 산하 교육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논문(Journal of Neuroscience, 2020, 40(1): 101-106.)을 중심으로 필자는 1) 현대 뇌과학의 모습을 간략히 살펴보고, 2) 미국 신경과학회가 창립된 1969년을 기점으로 지난 반세기동안 뇌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발견과 성과, 3) 향후 반세기후의 뇌과학의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이와 같은 시도는 전세계적 뇌과학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뇌과학의 위치와 수준을 가늠해보고 우리가 지향해야할 뇌과학의 미래를 상상하고 그려보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기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과거 50년 동안 뇌과학의 발전 성과 

대뇌는 불과 최근까지도 블랙박스로 여겨졌고 대뇌의 많은 기능은 여전히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으나, 블랙박스의 한 모퉁이가 21세기 중반 이후 급속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뇌과학 이야말로 현대 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이자 최후의 프론티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결국, 인간의 대뇌, 소우주의 신비를 밝히려는 과업은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대 뇌과학 발전을 이끈 원동력은 뇌과학 제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방법과 창의적 기법, 이른바 뉴로툴(neurotools)의 개선과 발전에 기인한다. 특히, 분자세포생물학적 기법의 발전은 가히 괄목할 만하다. 유전자재조합기법, 중합효소연쇄반응기법(PCR), 게놈염기서열분석, 이미징기법, CRISPR/Cas9 기술 등 날로 개선되고 고도화되어 이젠 단일세포의 유전체, 단백질체, 후생유전체, 대사체 등 -omics 기법의 급속한 발전으로 새로운 연구분야가 탄생할 상황에 이르렀다.

단일 신경세포의 유전체 수준의 특성 규명은 각종 뇌질환의 바이오 마커를 탐색하는 연구와 더불어 신경세포의 발생과 이동, 분화의 근본적인 이해가 확장되었으며 신경발생유전학적 연구기법은 줄기세포의 생성과 오가노이드 기술의 실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또한 단일이온채널의 활성을 측정하는 패치고정측정기법(patch clamping recording technique)등 다양한 전기생리학적 기법이 자동화되었으며 광학과 이미징 기법에 기반한 광유전학(optogenetics), 화학유전학기법(chemogenetics)의 탄생과 발전은 시스템스 뇌과학(systems neuroscience)의 발전을 유도하고 복잡한 신경네트워크와 신경회로를 규명하는 연구(connectomics)가 이미 활성화된 지 오래다.

이와 같은 새로운 뉴로툴은 in vivo 실험조건에서 실시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이미징 기법과 비침습적(non-invasive) 기법 등의 개선을 수반하여 뇌코낵톰 즉, 신경세포의 연결성과 기능을 탐색하고 뇌지도를 구축하는 과업이 21세기에는 완성될 개연성을 높여주고 있다.

뇌과학은 다학제적이고 융복합적이다. 즉, 신경해부학, 신경발생학, 신경생리학, 신경약리학, 신경분자세포생물학, 신경유전학 등 전통적인 학문의 구획이 사라지고, 시스템 뇌과학으로 융합되어 크게 발전하고 있다.

20세기 말, 뇌연구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기법의 출현으로 새로운 발견이 많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뇌과학 전반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이론이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은 현대 뇌과학의 중요한 이론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소우주라고 불리는 고등생물 신경계의 신경회로망은 대단히 복잡하며 그 틀은 종마다의 특이적인 발생유전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체가 되어서도 신경계는 구조, 기능적으로 가변적이며, 많은 환경, 경험적 요인에 의해서 역동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뇌 신경회로망은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의해 운용되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고, 프로그래밍에 따라 가변적으로 변화하는 소프트웨어처럼 외부자극에 의해 변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냅스 가소성 이론은 뇌과학의 개념적 합의이며, 학습과 기억 등 다양한 뇌기능을 시냅스 효율성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고, 뇌 손상과 뇌질환은 물론이고 뇌-컴퓨터 접속기술(혹은 뇌-기계 접속기술)의 실용화의 근간이기도 하다.

20세기말, 1990년에 미국 정부가 추진한 ‘뇌연구 10년’ (the Decade of the Brain) 국가프로그램은 뇌과학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로 기억된다. 이 미국의 뇌연구 프로그램에 이어 유럽연합은 ‘유럽연합 뇌연구 10년’ (EU Decade of the Brain)을, 일본은 ‘뇌연구 세기’ (Century of the Brain)를 선언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뇌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여 1998년 ‘뇌연구촉진법’을 마련한 이래, 뇌연구 관련 국책사업단과 뇌기능 프론티어사업단, 그후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 IBS) 등 뇌과학 관련 국가주도 기초연구사업을 가속화하여 뇌연구의 범국가적 기반을 구축했다고 생각된다.

21세기에 들어와 미국 정부는 다시금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인 ‘BRAIN 이니셔티브’을 개시하였으며 이는 인류역사상 가히 기념비적이다. 이 이니셔티브는 궁극적으로 인간 대뇌의 기능적 코넥톰 즉, 뇌지도 구축과 각종 뇌질환 정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BRAIN은 대뇌를 의미하나 이 경우 고도의 혁신적인 뇌연구기법을 우선적으로 개발하여 뇌연구를 촉진하다는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를 의미한다. 이런 국제적 변화에 발맞추어 유럽연합은 ‘EU Human Brain Project (HBP)’ 라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다국적 뇌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했으며, 일본은 Brain/MINDS (Brain Mapping by Integrated Neurotechnologies for Disease Studies) 라는 국가대형 뇌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하였는데 영장류인 마모셋 원숭이의 뇌지도 구축과 뇌질환연구의 활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요약한다면, 현대 뇌과학은 복잡한 신경계 발생과정과 기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각종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 및 신호전달과정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놀랍도록 정교한 분자협주곡을 규명함으로써 인간의 사고, 기억, 정신활동 등 고등인지기능의 단서를 찾으려 한다. 따라서 오늘날 뇌과학의 흐름과 추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분자에서 행동까지' 라는 모토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축적된 지식에 기반하여 궁극적으로 인간 대뇌의 코넥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미래 50년 뇌 과학 발전 전망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여러 공학분야에 영향을 미쳐 산업계로 확산, 실용화될 개연성과 현재 상상하지 못한 혁신적인 뇌연구기법의 출현으로 예측가능한 미래의 모습이 앞당겨 지거나 논리적 예상을 벗어날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반세기후 인간 뇌지도가 완성되었을 때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은 자못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뇌과학은 학문적인 경계를 뛰어 넘어 인지과학, 인지심리학, 행동심리학 등 제 분야와 융합, 발전하게 될 것이며, 학습과 기억, 의사결정, 행동, 감성, 인지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에 힘입어 인간의 학습과 교육 프로그램에 지대한 변화와 영향을 미칠 새로운 신경교육(neuroeducation) 분야가 크게 발전할 개연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미래 예측에 필자도 동감한다. 예를 들면, 학습과 기억의 유전체 정보와 신경 연결성 지도, 그리고 일주기 리듬 연구에 근거하여 중고등학생의 교육 프로그램이 재설정, 변화될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뇌과학은 보통사람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 경제행위, 법적, 도덕적 사회규범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뇌윤리학(neuroethics)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뇌영상자료는 이미 법정에서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로 쓰이고 있으나,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신경디바이스를 통하여 재범을 예방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초소형 신경디바이스를 활용하여 소비자 만족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마켓 전략으로 사용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무튼 뇌과학은 컴퓨터공학, 로봇공학, 수학적 모델링, 재료공학 등 다학제간 융복합연구를 통하여 인공 팔다리 재생, 맹인의 시각 이미지를 고효율적으로 개선된 신경디비이스의 상용화되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물론 학습과 기억정보를 재활성화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생체공학적으로 미세 뉴로칩을 이식하여 외부에서 뇌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운동을 제어하는 초소형 신경디바이스가 21세기 중반이후에는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소우주와 같은 뇌, 스마트한 뇌 (smart brain)의 뇌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아가 뇌질환의 예방과 진단, 치료기술을 개발하며, 인간의 인지, 사고과정을 모사한 지능적 정보처리기술을 개발하여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하여 뇌과학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Journal of Neuroscience (2020) 40(1): 1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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