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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서울대학교 반도체 공동연구소장

노벨사이언스 창간 5주년 특집 - K-반도체산업의 육성방안

인터뷰 : 이종호 서울대학교 반도체 공동연구소장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싱크탱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1988년 개소, 30여년 반도체 인재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

1만4천여 혁신인재 양성, 서울대 최우수 연구소 지속 선정

반도체산업의 가장 큰 과제는 미래인재 육성이다. 좋은 인재의 양성은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큰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인력양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는 1988년에 개소하여 반도체 공동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적인 인재양성을 통한 첨단반도체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종호 소장을 만나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당면과제와 인재육성 방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인터뷰 하고 있는 이종호 소장

Q.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설립배경과 역할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주시지요

A. 1981년부터 정부는 전자공업을 미래 기간산업의 하나로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 및 컴퓨터 분야의 연구를 국책연구과제로 선정하여, 연구개발 업무를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해 왔으며, 국내 여러 전자업체들도 1983년부터 반도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1983년 12월 한국 반도체 발전에 고급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대학에서 반도체를 가르칠 수 있는 연구소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1985년 10월에 서울대 관악 캠퍼스 내에 반도체공동연구소 건축이 시작되어 1988년 10월 29일에 개소를 하게 되었지요.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설립 목적은 크게 4가지로, 반도체 분야의 전국 대학의 기초 공동연구를 위한 인프라 제공, 학부 과정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위한 실습교육, 산업체 위탁교육 및 산·학·연 공동연구, 그리고 벤처보육입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한국 반도체 발전에서 명실공히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왔으며, 연구와 벤처보육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공동”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A.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영어로 표현하면 “Inter-University Semiconductor Research Center”이고 줄여서 ISRC라고 합니다. “공동”의 의미는 전국의 대학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도체공동연구소 팹을 이용하는 사용자 중에서 서울대 교외 사용자 수의 비율은 2018년 기준으로 약 46%이고 현재는 50% 내외로 예상됩니다.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사용하는 교외 대학의 수는 24개이고, 그 외 29개 기업체, 18개 국공립 연구소가 본 연구소를 사용하였습니다.

한편, 서울대 교내에서는 5개 단과대학, 2개 연구소, 14개 학과/학부에서 사용하고 있다. 학생, 취준생, 기업체 종사자 등에게 인기 있는 2주 공정교육은 최근 선정율이 약 20% 이하로 경쟁이 치열한데, 서울대 소속 학생의 선정 비율은 약 5% 정도입니다.

최근 서울대 교외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특히, 외부 대학의 교수가 연구소를 이용할 경우 사용료를 10% 인하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철저하게 비영리 기관으로 최고의 공동 시설로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동연구소의 실험장비를 소개하는 이종호 소장

Q.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주요 업적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매년 공정서비스 건수가 년 간 약 2만3천 건 정도로 국내 나노 팹 기관 중에 최고 수준(2만7천 건을 보유한 기관이 있으나 산정 기준이 좀 더 넓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석·박사 배출 수는 편차가 있으나 최근 년 간 약 60명 정도입니다. 2018년 이후 2주 공정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수는 년 간 약 1200명 정도로 단연 국내 최고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30년 이상 지속되어 왔으며, 그 동안 배출한 인력은 약 1만7천명이고 이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 공공연구소,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대학원 과정을 거친 서울대 석·박사는 국내 기업의 고위임원에서 연구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대학교수로서 약 120명 이상이 국내외 대학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타 대학 대학원생들이 본 연구소를 이용하여 졸업한 석·박사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증가할 것입니다.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고 봅니다. 그 외 28개의 벤처기업을 보육하기도 했는데, 상대적으로 작은 예산으로 국내 최고의 성과를 달성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Q. 메모리반도체는 세계 1위이나 시스템반도체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반도체공동연구소 역할은 무엇인가요?

A. 우리나라는 양산 규모로 볼 때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1위가 맞고 시스템 반도체는 TSMC와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 의하면 미국 마이크론이 디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 국내 업체보다 앞선 선행 기술에 대한 양산을 먼저 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공동연구소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에 직접적으로 단기간에 영향을 주기가 어렵지요. 다만, 미래 메모리 기술에 대한 도전적이면서 실용성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경쟁국에 비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환경조성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부 시험장비

Q. 반도체 핵심기술 인력양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급 인력양성과 시급히 정부가 어떻게 지원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최근 정부는 K-반도체 대응전략에서 밝혔듯이 인력양성을 위한 합리적인 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30년까지 3만6천명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전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탁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요.

반도체 산업에는 여러 학문 영역이 관계되어 있어 지식 축적이 장기간 이루어져야 의미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학사와 석·박사의 역할은 지식 축적이나 전문성에서 구분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박사 후 과정도 전문성이나 융합지식 축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기초과목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이고 대학원 과정에서 탁월한 연구결과를 보인 박사에 한해서 동일분야나 인접 전공분야에 대해 지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부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탁월한 인재가 초격차를 유지하거나 新격차의 기술을 개발하여 新시장을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위 과정이나 경력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경쟁력 있게 교육받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정부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이론과 실습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은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Q. 최근 정부는 K-반도체 전략에서 향후 연구에서 지원할 분야로 센서를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은 점차 안전과 편리를 추구하게 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이 다양한 고신뢰성 센서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센서의 고도화와 더불어 AI와 융합하여 신뢰성을 높이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양한 센서 동작을 위한 embedded SW가 함께 개발되어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고성능 센서 보급의 확대는 저장 매체인 메모리의 수요를 견인할 것이고,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와 더불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지 이도수 발행인(우)과 대담 나누고 있는 이종호 소장(좌)

Q.경기도 용인에 K-반도체벨트사업을 510조원 투입하여 반도체산업 도약을 추진하는데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지요?

A. 반도체벨트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예산 투입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 예산 투입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있어야 하지요.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이러한 우수한 인재,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여 공급할 것입니다. 또한, 앞선 연구를 통한 미래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세계 제일기술인 메모리반도체산업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고 비메모리분야인 시스템반도체분야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서 산학연관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고 범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요한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세요.

A. 기업체에서 개발 중이거나 양산하는 기술에는 많은 유형이 있습니다. 기업이 독자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외부와 협력을 해야 하는 것도 있지요.

현재 기업이 양산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는 기업이 주로 잘 할 수 있다고 보고, 일부에 대해서 대학이나 연구소와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벤처 기업은 대학이나 연구소와 좀 더 밀착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까운 미래를 보고 수행하는 기술개발보다 좀 더 멀리 바라보고 개발해야 하는 기술은 산학연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메모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AI) 기술 개발은 산학연관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이 분야는 대기업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을 못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대학이나 연구소, 그리고 중소 팹리스 업체는 메모리 기반 AI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HW를 잘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시설과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학, 연구소, 중·소·벤처 및 대기업의 협력을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고 과제도 발굴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부에서는 도전적인 과제 발굴 및 지원을 하되,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보고 예산 분배 및 집행을 할 필요가 있고요.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의 선행 연구를 위한 장비, SW, 청정실 환경을 주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최근 이공계대학에 대한 지원열기가 다소 주춤한데 반면 반도체분야는 계속 관심과 일자리가 높아 다행입니다. 대학이 인력양성에 더 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요.

A. 정부의 K-반도체 전략에 따르면 2030년까지 3만6천명의 반도체 관련 인력을 양성한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인재 양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반도체 계약전공이나 연합전공이 이미 운영되어 반도체 관련 학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학부 과정에서는 기초, 교양 과목의 이수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실제로 반도체 관련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강하기는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여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대학 내에 반도체관련 제작, 측정/분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에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을 해 줄 수 있는 기관 중 하나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입니다. 반도체 분야는 지식 축적이 많아야 하고 경쟁력이 생기게 됩니다. 경쟁국과는 조금이라도 차별화되면서 효율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재나 교육 자료, 그리고 프로그램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전경

Q. 앞으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A.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1988년 10월에 개소하여 2021년 현재 약 33년째 우리나라 반도체 인력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공조, 가스, 초순수 등의 시설 및 청정실이 많이 노후화되었고 안전상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간 일부의 장비를 구비하거나 보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여전히 노후화(20~30년)된 장비들이 많습니다.

최근 정부 지원으로 다음 30년을 보고 리모델링 및 증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 관련 시설 및 장비의 효율적 유지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쟁국에 비해 뛰어난 인재양성을 포함한 수준에 따른 인재 양성을 수행할 것입니다. 반도체와 바이오의 융합연구를 제대로 된 인프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 학생들 및 젊은 교수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다.

또한 시대에 부합하는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부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반도체 지식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기업 연구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고 준비할 것입니다. 그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여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세계를 선도하는데 큰 기여를 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정희 기자, 사진 김상진 부장

연구소 현관 앞에서 기념사진 사진촬영. 왼쪽부터 본지 신동식 편집고문, 이종호 소장, 이도수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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