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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배터리 만들 '실리콘 음극재', 추우면 잘 깨진다이현욱 UNIST 교수팀, 배터리 물질 개발 논문 2편 Nano Letters 게재
이현욱 교수, 로드니 루오프 교수, 진성환 교수, 이찬희 연구원

고용량‧고속충전을 향한 배터리 개발에 중요한 논문 2편이 나왔다. 차세대 배터리 후보 물질인 ‘실리콘 연구’와 새로운 배터리 물질을 찾아낼 ‘투과전자현미경(TEM) 기법’에 관한 내용이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논문 2편을 잇달아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의 음극 소재(음극재)로 꼽히는 ‘실리콘’의 온도별 충‧방전 특성을 분석한 결과와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액체 물질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신기술이다.

실리콘 특성에 관한 첫 번째 논문은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이석우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했으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인력양성사업 프로그램에서 지원했다. (논문명: Temperature-dependent fracture resistance of silicon nanopillars during electrochemical lithiation)

실리콘 부피팽창 안정성 개선안이 목표

실리콘의 단위 무게당 이론 용량은 3,579mAh/g으로 상용화된 흑연 음극보다 10배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으며 특히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을 위한 차세대 음극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은 충전 시 약 4배에 달하는 ‘부피 팽창’과 ‘입자 파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배터리 수명이나 안정성에 큰 위험 요소가 되므로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질화 실리콘 막에 단결정 그래핀을 코팅해 만든 액체 캡슐의 개념도
Nano Letters 속표지 그림

실리콘 소재의 충‧방전 시 기계적 거동을 분석한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결정성 실리콘의 비등방성 팽창과 파단점 발생에 따른 파괴 현상에 대한 이해’는 실리콘 단일 입자부터 전극에 이르는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필수적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온도 조건(−20~40℃)에서 실리콘 나노 기둥의 충‧방전 시 나타나는 팽창 방향성 특성과 파괴 거동을 다루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현욱 교수는 “실리콘을 차세대 음극재로 쓰려면 부피 팽창으로 인한 구조적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번 연구에는 온도별로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팽창과 파괴 거동을 분석해 실리콘의 구조적 안정성 개선안을 찾고자 했다”며 연구 목적을 밝혔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공동, 배터리 음극재인 실리콘의 온도별 팽창 관찰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검토한 결과, 실리콘의 팽창과 파괴 거동은 구동 온도에 따른 리튬 확산 속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상온 이상의 온도 조건에서는 기존 방향성을 가지던 실리콘 나노 기둥의 팽창 특징이 사라져 등방성 팽창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뒤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소재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빔 식각 공정을 통해 다양한 직경(200~1900㎚)의 실리콘 나노 기둥을 제작해 진행했다.

나노 기둥을 중심으로 배터리 셀을 조립했고, 여기에 전기를 충‧방전하며 리튬과 실리콘 웨이퍼의 전기화학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실리콘 웨이퍼의 결정면 방향에 따라 각 나노 기둥은 리튬 충전 후 서로 다른 부피 팽창 거동을 보였다.

제1저자인 염수정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실리콘 결정면의 특징에 따라 각각 둘, 넷, 여섯 방향으로 팽창하는데, 저온이나 상온 이상의 환경에서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며 “높은 온도에서는 부피 팽창의 방향성이 줄어들고, 0℃ 이하에서는 팽창 방향성이 증가해 나노 기둥이 쉽게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방향성이 다른 3종류의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빔(E-beam)으로 다양한 지름의 실리콘 나노 기둥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영하 20℃ 이하의 저온 환경에서 리튬 충‧방전을 거친 실리콘 나노 기둥의 파괴 거동도 분석했다. 그러자 상온에서는 리튬 이온을 두 번 충전해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300나노미터(㎚) 지름의 실리콘 나노 기둥이 저온 환경에서는 100% 파괴됐다.

이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미루어 보면,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 충‧방전 시 실리콘 음극에서는 부피 팽창과 파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저온에서 실리콘 음극의 기계적 거동을 규명하고 파괴를 완화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진성환‧로드니 루오프 교수 공동, 액체상 관찰 실시간 TEM 기법 제안

두 번째 논문은 차세대 배터리 물질을 찾아내는 도구인 TEM 기법의 발전시킨 내용이다. 단결정 그래핀을 이용해 ‘액체 상태의 물질’이 움직이는 모습을 원자 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 이 연구는 진성환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UNIST 특훈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논문명: Using Single-Crystal Graphene to Form Arrays of Nanocapsules Enabling the Observation of Light Elements in Liquid Cell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은 소형 액체 컨테이너 (액체 셀)를 사용해 나노 단위의 액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관찰하는 도구로 각광 받았다. 전자현미경의 고진공 상태에서도 액체 증발을 방지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액체와 고체/기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호작용 분석에 사용됐다. ‘질화 실리콘 막’과 ‘그래핀 막’을 이용해 액체를 두 막 사이에 가두고 액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질화 실리콘 막의 경우, 막과 액체층이 두꺼워 전자빔 분산이 일어난다. 또 분해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미지 콘트라스트(Contrast)가 좋은 무거운 금속 화합물을 관찰하는 데에 주로 쓰였다. 높은 분해능을 얻고자 그래핀 막을 이용한 액체 셀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액체 셀의 위치와 모양, 크기를 제어하기 어려워 일정한 조건에서 물질을 관찰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질화 실리콘을 기판으로 사용해, 원하는 위치에 수백 나노미터로 구멍을 일정하게 뚫은 뒤 단결정 그래핀을 코팅했다. ‘단결정 그래핀이 코팅된 질화 실리콘 기판’ 두 개를 액체 사이에 두고 겹치면, 액체가 구멍을 덮은 그래핀 두 막을 위아래로 부풀리면서 그래핀 사이에 갇히게 된다.

이 방식으로 액체를 가두면, 액체 속에 있는 나노 물질(실리콘 나노입자)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결정 그래핀의 두께는 탄소 원자 하나 정도이기 때문에 액체 셀의 막의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탄성이 좋은 특성은 액체 셀을 크게 부풀리지 않아 고진공에서 액체층을 얇게 유지할 수 있었다. 얇은 막과 얇은 액체층은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빔 투과를 우수하게 해 고분해능을 얻을 수 있으며, 가벼운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도 원자 단위에서 관찰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이 구조는 질화 실리콘 기판에 원하는 위치와 크기, 모양대로 구멍을 뚫을 수 있고 그 구멍 하나 전체에 개별 액체 셀이 형성되므로 액체 셀의 기하학적 구조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조절 가능한 특성은 기존 액체 셀 연구와 차별화되는 점이며 앞으로 액체 셀의 기하학적 특성에 따라 나노 물질의 물리적 거동 특성을 분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진성환 교수는 “질화 실리콘 막보다 100배 얇고 3배 이상 강한 단결정 그래핀을 사용해 액체를 가둠으로써 TEM 이미지의 해상도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액체 캡슐의 크기와 위치, 모양을 자유롭게 조절해 동일 액체 조건에서 물질을 여러 차례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개발한 액체 캡슐을 쓰면 전자빔을 투과하는 액체의 두께가 기존보다 훨씬 얇아 가벼운 원소나 고분자, 바이러스 관찰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이현욱 교수는 “그간 관찰하지 못했던 가벼운 화합물의 액상 합성과정과 운동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 배터리 물질 개발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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