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Latest News Latest left
‘1천조 분의 1초’, 나노입자 찰나의 변화 포착

UNIST 권오훈 교수팀, 펨토초 수준 고해상도 시공간 동시 이미징 기법 개발 

초고속 금속-절연체 물성변화, 개별 나노입자 단위 촬영…Science Advances 개제 

 

연구진 왼쪽부터 권오훈 교수, 김예진 연구원, 노학원 연구원

원자수준의 정밀도에 이르는 구조연구는 화학, 물리뿐만 아니라 복잡계인 재료 및 생물학 연구에 있어서도 출발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분야다. 우리가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으로 구성이 되었고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고 나서야, 기능이나 현상을 조절할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x선 회절 및 중성자 회절, 혹은 핵자기공명학이나 전자현미경학 등의 실험방법론이 “평형상태” 구조연구에 자주 활용되어왔다. 하지만, 물리 및 화학, 재료, 생물계 “현상”은 당연히 정적이지 않고 “동적”이다. 이를테면, 옹스트롬 수준의 화학 결합은 펨토 초(10-15 초) 수준에 이르는 빠른 속도로 생성되고 끊어진다. 나노미터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생체 고분자의 형태변화는 나노 초에서 밀리 초에 걸치는 다양한 시간대에서 일어난다. 구조를 측정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수많은 단계에 걸쳐 반응이 일어나고 있고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시간상으로 누적되어 평균화된 정보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질의 기초 물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선 나노미터 이하의 시공간 수준에 직접 도달하여 구조 동역학을 관측하고 제어를 할 수 있는 이론적 및 물리화학적 분석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1천조 분의 1초’ 동안에 일어나는 찰나의 변화를 직접 관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이미징 기법이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일반적인 물리학 지식을 토대로 펨토초 이미징 기법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첨단 이미징 분야 최초의 연구다

 

에너지 필터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법.

UNIST 화학과 권오훈 교수팀은 국내 유일의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이산화바나듐(VO2) 나노입자의 매우 빠른 금속-절연체 상변화 과정을 펨토초(femtosecond, 10-15 초) 수준의 정확도로 실·시공간에서 직접 포착했다.

이산화바나듐은 섭씨 68도에서 금속-절연체 상변화 현상을 보여 광학센서 및 고속 스위칭 소자 등 차세대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 상변화 과정이 펨토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기존 이미징 기법으로는 나노입자 수준에서 직접 관측이 불가능했다.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은 광전자 펨토초 펄스를 광음극에서 생성하고 높은 에너지로 가속하여 원자 크기보다 짧은 피코미터(10-12 m) 수준의 파장에 도달하면서 높은 시공간 동시 분해능을 가진다. 하지만 광전자 펄스를 이루는 각각의 전자들은 모두 음의 전하를 띄고 있어 서로 밀어내는 성질을 보인다. 이로 인해 광전자 펄스가 현미경의 경통을 지나며 점점 시공간상으로 확산되어 분해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의 금속-절연체 상변화

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산화바나듐의 상변화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 필터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먼저, 현미경의 카메라에 도달하는 동안 시공간 상으로 확산된 광전자 펄스의 일부를 에너지 필터로 걸러냈다. 이후, 걸러 낸 일부의 광전자들로 이미지를 재구성해 펨토초에 이르는 순간 동안의 상변화를 또렷하게 포착해냈다. 이는 에너지가 같은 광전자는 가속 후 동일한 시공간에 존재한다는 물리 법칙을 활용한 결과다.

이렇게 에너지 필터를 활용하면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 군집체를 구성하는 개별 나노입자들의 각기 다른 초고속 상변화 과정을 한 번에 포착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그래핀 기판 위에서 만들어진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들은 기존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상변화가 일어나는 중간 단계에서 ‘준안정 상태’를 거칠 수 있다는 직접적 증거도 처음으로 확인했다.

제 1저자인 김예진 박사(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박사 후 연구원)는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의 시간분해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장비 개조 없이도 펨토초 수준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변화 과정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선명하게 촬영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필터를 적용하여 이미지 한 금속-절연체 상변화

권오훈 교수는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물리학 지식을 토대로 펨토초 이미징 기법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첨단 이미징 분야 최초의 연구다”며 “이산화바나듐의 초고속 상변화 현상을 처음으로 실시간 촬영함으로써 물성 제어에 대한 이해도와 소재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1월 27일 오후 2시(현지시각)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의 자매지인 ‘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논문명은 Femtosecond-Resolved Imaging of a Single-Particle Phase Transition in Energy-Filtered Ultrafast Electron Microscopy이다.

 

□연구개요

1. 연구내용

이 연구에서는 초고분해능 구조 분석 장비인 투과전자현미경에 펨토 초에 이르는 시간 분해능을 장착한 ‘원자수준의 시공간 분해능’을 지니는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 군집체의 초고속 상변화 동역학을 실·시공간에서 직접 이미징하기 위해 펨토 초에 이르는 짧은 광전자 빔을 탐침 펄스로 사용하였고, 탐침 펄스와 시간 차를 갖고 시료에 도달하는 가시광선 영역의 여기 펄스를 통해 동역학을 유도했다.

광전자 펄스의 경우, 펄스 내 전자 개수가 많아질수록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음의 전하를 띠는 전자 간 척력에 의해 시공간 축으로 펄스가 확산되어 해상도를 잃게 된다. 지금까지 광전자 펄스의 시공간 해상도를 향상시키고자 주로 전자현미경을 개조하는 노력에 집중되어 왔으나, 이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한다. 연구진은 투과전자현미경에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전자 에너지 손실 분광법을 이용해 시간 분해능이 기존 피코 초 수준에서 펨토 초로 대략 열 배 향상된 시분해 이미징 기법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전자 에너지 손실 분광기 내 에너지 필터를 통해 시공간 축으로 퍼진 광전자 펄스의 일부만을 걸러 내고, 걸러낸 전자들만으로 실공간 이미지를 구성함으로써 향상된 시분해능의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의 초고속 상변화 동역학을 최초로 직접 촬영할 수 있었다.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가 광여기 되어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상변화를 하게 될 경우, 결정격자 구조 또한 함께 재배열되는데, 이는 나노입자 내 전자 회절 세기의 변화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시간에 따른 전자 회절 세기 변화의 정도와 속도를 분석해 개별 입자의 금속-절연체 상변화 동역학을 분리해 내었다. 특히, 그래핀 기판 위에서 합성된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 군집체는 계면 결정격자 구조의 차이에서 오는 응력에 의해 상온 절연체 상태에서 불안정 구조를 갖는다. 응력에 의한 초기 불안정 구조를 갖는 나노입자의 경우, 광여기 후 상변화 과정을 지날 때 금속의 전자구조를 갖지만 절연체의 결정격자 구조를 보이는 준안정 상태를 겪고 금속으로의 완전한 상변화 과정이 수 피코 초 동안 지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직접 포착해냈다.

2. 기대효과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의 극한 시공간 분해능을 활용한 연구는 차후 소재의 개발과 성능 향상을 위해 필수인 구조 동역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물질의 최소단위인 원자수준에서 관찰하고 분석해내는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또한 초민감형 질량 센서의 개발, 기계진동에 관여하는 양자효과 규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용어설명

1.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Ultrafast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은 높은 공간해상도를 가진 기존의 투과전자현미경에 펨토초 수준의 시간분해능을 얻기 위해, 기존의 여기-탐침(pump-probe) 분광학을 응용한 광펄스 여기-전자펄스 탐침 방법을 채택한다. 시료를 관측하는 역할인 전자탐침 빔은 펨토초 펄스의 레이저가 현미경의 광음극을 조사하여 생성되는 광전자로서 레이저의 펄스와 마찬가지로 펨토초 단위의 펄스형태를 띄고 현미경 내부 가속관을 통해 가속이 되고 여러 응축렌즈를 통해 집중되어 시료에 도달한다. 펨토초 단위의 펄스형태를 띈 탐침 빔은 펨토초 단위의 시간분해능을 만들어 내게 된다. 시료를 여기시키는 빔의 경우 시료 여기에 적절한 파장대의 광자 펄스로 레이저가 조화 진동자 생성기(harmonic generator)를 지나며 생성되며 경로차 생성기(optical delay stage)를 지나 시료에 도달한다. 현재 미국 미네소타 대학, 독일 괴팅겐 대학,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중국과학원,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 일부 고등 연구기관에만 설치 및 활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울산과학기술원에 설치되어 2017년부터 가동 중이며 세계 최초로 전자 직접검출 카메라가 부착되어 최고 수준의 성능을 지닌다.

2. 전자 에너지 손실 분광법(Electron energy-loss-spectroscopy)

투과전자현미경에 보편적으로 연동되어 시료를 투과한 고에너지 자유 전자 빔의 에너지를 분석해 시료의 전자구조, 두께, 및 광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분광법. 전자 빔이 시료를 투과하면 시료의 내각 준위(core level) 전자를 들뜨게 하면서 초기 에너지를 잃게 되는데, 잃은 에너지를 정량화 하여 원자 간 결합 구조, 배위 수, 산화 상태, 및 자성 등 시료의 고유한 특성을 연구할 수 있다.

UNIST 홍보실 제공 

노벨사이언스  webmaster@nobelscience.net

<저작권자 © 노벨사이언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벨사이언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