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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노벨경제학상

2020 노벨경제학상

‘경매원리로 세상을 디자인하다’ 미국학자 ‘밀그럼·윌슨’ 수상

노벨경제학상은 통신주파수, 전기, 천연자원을 비롯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경매이론’을 만든 미국 스탠퍼드대의 교수들이 수상했다. (스탠포드)

2020년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경매이론의 대가인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교수에게 돌아갔다. 주파수나 어업 쿼터 같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팔기 어려운 상품을 위한 새로운 경매 방식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경매는 어디에서든 벌어지고,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며, 두 학자가 개발한 경매 방식은 전 세계 매도자와 매수자는 물론 납세자들에게도 혜택을 줬다고 선장 이유를 밝혔다. 이들의 연구는 책 속의 근본적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 사회에 거대한 혜택이 만들었고 평가받고 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 ‘경매이론’

2020년 노벨경제학상은 통신주파수, 전기, 천연자원을 비롯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경매이론’을 만든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밀그럼(72), 로버트 윌슨(83) 교수가 차지했다. 이들이 만든 혁신적인 경매 방식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이 도입하면서 현대 통신산업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를 통해 “경매는 어디에서든 벌어지며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며 “밀그럼과 윌슨은 경매이론을 개선했고, 새 경매 형태를 발명하여 전 세계 매도자와 매수자, 납세자에게 혜택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밀그럼과 윌슨은 경매이론을 개선했고, 새 경매 형태를 발명하여 전 세계 매도자와 매수자, 납세자에게 혜택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노벨위원회)

밀그럼 교수는 1948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출생했으며, 1979년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를 거쳤으며, 1987년부터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인문대 교수로 있다.

게임이론과 이를 경제·경영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해온 윌슨 명예교수는 1937년 네브래스카주에서 태어났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64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두 학자가 고안한 동시상승경매방식은 현재 주파수뿐 아니라 전력이나 천연가스 등을 경매하는 데도 사용되며 ‘주파수 경매’로 잘 알려져 있다.

주파수 경매는 주파수와 같은 공공재를 경매할 경우, 기존의 시장원리가 통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주파수 사업권을 딸 수 있는 입찰자를 제한하면서, 여럿이 경쟁을 하면 가장 높은값을 부르는 측에 이용 면허를 주는 방식이다.

즉, 마지막 한 업체만 남을 때까지 입찰을 반복하는 동시 오름차순 경매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매가가 높아지면서 가장 비싼 값에 판매를 하고, 그 이득을 정부가 납세자를 위해 쓸 수 있다는 것이 주목받는 특징이다.

이들이 만든 혁신적인 경매 방식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이 도입하면서 현대 통신산업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노벨위원회)
주파수 경매는 주파수 사업권을 딸 수 있는 입찰자를 제한하면서, 여럿이 경쟁을 하면 가장 높은값을 부르는 측에 이용 면허를 주는 방식이다.(노벨위원회)

밀그럼과 윌슨 교수가 개발한 새 경매 방식은 단순히 판매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목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윌슨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로 발표된 뒤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정작 본인은 “경매에 직접 참여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가 잠시 뒤에 “아내가 이베이(온라인 경매업체)에서 함께 스키 부츠를 산 적은 있다고 말했다”고 정정해 장내가 웃음바다가 됐다.

또한, 밀그럼 교수는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놓고 잠이 들어, 80대 노교수가 직접 제자의 집에 찾아가 깨운 후 수상 소식을 전달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들은 누구?

밀그럼 교수와 윌슨 명예교수는 새로운 경매방식을 디자인한 지 약 26년 만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노벨경제학상은 그 이론이 다양하게 실증될 경우 수여되기 때문에 수상자들의 나이가 비교적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두 학자는 비교적 전형적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노벨경제학상은 주로 미국인 백인 남성 학자가 수상해왔으며, 수상자들 평균 나이는 65세 정도다.

이들이 새 경매 방식은 단순히 판매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목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노벨위원회)

두 사람 모두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윌슨 교수는 경매품에 대한 공통의 가치를, 윌슨 교수의 제자인 밀그럼 교수는 응찰자의 사적인 가치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지간인 두 학자는 경매의 작동방식과 참가자들의 행동방식을 이론으로 체계화하는 동시에 현실 적용에도 성공했다. 이들은 1994년 FCC가 공공재인 이동통신 주파수 배분에 이들의 이론을 적용한 ‘동시오름입찰’ 경매 방식을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참가자가 여러 지역의 주파수 대역에 대해 수차례 입찰하면서 ‘승자의 저주’ 없이 효율적으로 주파수가 할당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통해 미국은 통신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이후 20년간 1200억달러(약 139조원)의 정부 수입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 같은 ‘동시오름입찰’로 통신주파수를 할당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인센티브 경매’ 제도도 선보였다.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반납한 주파수 이용권을 경매에 부치는 방식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효율성이 떨어진 주파수를 재분배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은 커지게 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다양한 경매 방식은 공항에서 특정 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팔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 도입된 상태다.

특히 윌슨 교수는 완전경쟁시장에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전통적인 시각에 의문을 품고, 오히려 소수의 경쟁기업들 간 전략적인 고려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 형성 과정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밀그롬 교수는 직장에서 5~6년 근무를 하고 학자가 된 경우로, 일반적인 경제 대가들에 비해 출발을 조금 늦었지만 이후 빠르게 성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윌슨 교수가 가르치다가 직접 지도학생으로 선택할 만큼 출중했으며 강의력도 훌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실상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MSRI상을 2016년, 2017년 각각 수상했을 때부터 노벨상 수상자로 거론돼왔다. 밀그럼과 윌슨 교수는 같은 공로로 공동수상한 경력이 있다. 2018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가 2년마다 수여하는 ‘존 J 카티상’도 함께 받으며 주목받았다. 당시 아카데미는 “선진적인 게임이론을 통해 실제 현실세계의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줬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아브히지트 바네르지·에스테르 뒤플로·마이클 크레이머 등 3명이 국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접근한 공로로 수상했다. 역대 노벨상 수상 개인 931명(28개 기관) 중 여성은 6%(57명), 흑인은 2%(16명)으로 파악돼 여전히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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