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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도 ‘맞춤형’으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팀, 백혈병 항암 화학치료 작용 주요 인자 발견

치료제 메커니즘 규명.. 백혈병 치료에 드는 경제적 지출 및 시간 소비 감소 기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뒤), 구용석 박사과정(앞)

암 치료도 맞춤형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 화학 치료제 중 하나인 데시타빈의 인체 내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해 항암제 효과가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유전자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서울대병원 혈액암센터 홍준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항암 화학치료에서 작용하는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KAIST 미래형 시스템 헬스케어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에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구용석 학생, 서울대병원 박주환 연구원 그리고 KAIST 조령은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별로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 환자들이 치료에 드는 경제적 지출과 시간적 소비 또한 확연하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30일 字에 게재됐다.

데시타빈에 의한 dsRNA 발현증가 및 세포사멸 조절 유전자 연구

인간 세포 내에서 dsRNA는 외부 물질로 인식되어 여러 dsRNA 결합 단백질에 의해서 조절되고 세포 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dsRNA는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외부로부터의 유입이나 세포 내 이상 반응 또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하여 체내 dsRNA 생성이 과하게 증가하여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DNA 탈메틸화제를 이용한 화학 항암요법 메커니즘 모식도

ds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들의 특징은 RNA의 서열은 무시한 채 dsRNA의 이중나선 2차 구조 및 말단의 형태적 특징을 인지하여 RNA와 결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시타빈에 의한 dsRNA 발현증가 그리고 dsRNA에 의한 세포사멸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연구했다. 특히, DNA 탈메틸화제를 투여받은 환자 중 많은 수의 환자가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dsRNA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dsRNA 결합 단백질을 분석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로 dsRNA와 직접 결합해 dsRNA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스타우펜1(이하 Staufen1)'이 데시타빈에 의한 세포 반응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Staufen1의 발현이 억제된 세포에서는 dsRNA가 빠르게 제거돼 하위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암세포의 사멸도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상이한 개인별 반응에 주목, dsRNA 결합 단백질들의 작용 기작으로 원인 규명

연구팀에 의하면, 데시타빈과 같은 DNA 탈메틸화제(DNA demethylating agent)는 DNA 복제과정에 참여하고 DNA상에 존재하는 메틸기(-CH₃)를 제거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특히 암세포에는 일반 세포보다 많은 양의 DNA가 메틸화돼 있으며, 이는 DNA에서 RNA를 생성하는 전사 과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세포에 탈메틸화제 처리를 하면 DNA상에 메틸기가 제거돼 세포 내에 수많은 종류의 RNA들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데시타빈에 의해 조절되는 RNA 중에는 이중나선 RNA (double-stranded RNA, 이하 dsRNA)가 있다. 원래 dsRNA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많이 생산되며, 인간 세포는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dsRNA를 외부 물질로 인지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며 “dsRNA를 인지하는 인간의 선천성 면역반응 시스템은 핵산 서열 정보를 무시한 채 dsRNA의 길이나 말단 형태와 같은 구조적 특징을 이용해 dsRNA와 반응한다. 이와 같은 특징 때문에 꼭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dsRNA가 아니라 체내에서 생성된 dsRNA 또한 외부 물질로 오인돼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암 치료에서는 DNA 탈메틸화제 처리로 dsRNA의 발현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dsRNA에 의한 면역 활성으로 이어져 암세포만의 세포사멸이 일어나게 된다”고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연구팀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약물로 사용되는 DNA 탈메틸화제를 투여하였을 때, 과하게 증가하는 dsRNA로 인하여 암세포 특이적인 세포사멸이 일어나게 되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환자 개개인별로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 dsRNA 결합 단백질들의 작용 기작으로 그 원인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데시타빈과 같은 DNA 탈메틸화제에 의한 세포사멸은 dsRNA의 발현량 증가를 매개로 인한 면역반응을 통해 일어난다. 하지만 아직 세포 내에서 dsRNA와 직접 결합하여 dsRNA의 발현 및 기능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면역반응 연구의 새로운 관점 제시, 환자별 맞춤치료의 시대 열 것”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데시타빈에 의한 세포사멸에 관여하는 dsRNA 결합 단백질에 대한 스크리닝을 수행하였고 Staufen1의 발현을 억제하였을 시 세포사멸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Staufen1은 dsRNA와 결합하여 RNA의 세포 내 위치 및 RNA의 제거를 촉진시킨다고 보고되었는데 데시타빈이 처리된 세포에서는 Staufen1은 정반대 기능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Staufen1의 발현을 억제하였을 시 dsRNA의 발현량이 급격히 감소하였고 dsRNA에 의한 면역반응 또한 일어나지 않았고, 이러한 Staufen1에 의한 dsRNA 안정화는 TINCR라는 긴 비암호화 RNA (long non-coding RNA)에 의해 조절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데시타빈과 아자시티딘과 같은 DNA 탈메틸화제를 투여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46명의 골수추출액에서 Staufen1과 TINCR의 발현양상을 분석한 결과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서는 두 유전자의 발현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환자의 예후 또한 좋지 않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에서 Staufen1과 TINCR의 발현이 중요한 지표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들에게 DNA 탈메틸화제를 이용한 화학항암요법을 도입하기 전에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가 될지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단순 데시타빈 항암제의 작용기전 규명을 넘어서 실제 데시타빈을 투여받은 환자의 검체에서도 그 효과를 검증했다ˮ면서 "추후 이번에 찾은 유전자의 바이오마커화를 통해 데시타빈과 아자시티딘과 같은 DNA 탈메틸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어 효과적인 맞춤형 암 치료전략을 마련하는데 유용할 것ˮ 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면역반응 연구에서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환자별 맞춤치료의 시대를 열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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