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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 닮은 인공 혈뇌장벽 칩 개발

뇌 보호 혈액 – 뇌 장벽 모사한 인공 칩 개발

혈액-뇌 장벽 통과해 뇌에 작용할 수 있는 화합물 스크리닝 응용 기대

곰팡이성 뇌 감염과정 모델링.. 곰팡이 신경친화성 원인유전자 규명

 

왼쪽부터 김진 연세대 연구원, 반용선 연세대 교수, 이경태 연세대 연구교수, 조승우 연세대 교수

인간의 뇌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인공 혈뇌장벽 칩이 설계돼 화제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와 반용선 교수 연구팀은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적 특징을 모사한 인공 혈뇌장벽 칩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뇌는 외부로부터 오는 독소나 약물, 병원균 등의 침입은 막고 필요한 물질만 투과시키는 특이한 구조의 혈뇌장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 혈뇌장벽칩은 어떤 병원체나 화합물이 이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지, 통과한다면 어떤 양상인지 미리 실험실에서 모델링해볼 수 있는 바이오칩으로, 수 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채널들로 구성한 칩에 뇌혈관과 뇌세포를 모사해 배양하고, 그 사이에 혈뇌장벽을 구현해낸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지원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의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1년 6월 15일자로 게재되었다.

혈액-뇌 장벽 구조 포함한 다중 장기칩 제작

미세유체 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장기 칩(organ-on-a-chip)은 체외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2차원적 세포배양 방식으로는 실제 장기 특이적 미세환경과 구조 및 기능을 구현하기 어렵다.

혈액-뇌 장벽 칩 디자인혈액-뇌 장벽 칩은 균의 스크리닝에 적합하도록 눕히거나 세워서 배양할 수 있게 제작되었으며, 많은 수의 칩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제작된 칩의 도면 (왼쪽), 실제 사진 (가운데) 및 다수의 칩을 동시에 배양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오른쪽).

반면 마이크로 채널을 통해 유체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기 칩은 다양한 물리적 자극 및 3차원 세포외기질을 제공, 장기의 미세환경을 모사하여 실제와 유사한 생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장기 칩이 제작되었으나, 혈액-뇌 장벽의 경우 구조 및 세포 성분의 복잡성과 선택적 투과막으로서 기능 구현의 어려움으로 인해 효과적인 혈액-뇌 장벽 칩 개발이 어려웠다.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는 혈액-뇌 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하여 뇌 조직에서 군집을 형성하고 뇌신경 세포를 파괴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균으로 인한 뇌수막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18만 명의 환자가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세포 및 실험동물 등 기존 모델로는 이 균이 뇌를 침투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없어 균의 혈액-뇌 장벽 통과 기전 및 관련 인자를 규명하기 어려웠다.

또한 이 곰팡이는 전신감염 이후 뇌에 선택적으로 침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모델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혈액-뇌 장벽을 자유롭게 투과하고 뇌 조직 내부로 침투하는 곰팡이 감염에 관한 심층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혈액-뇌 장벽 칩 구조 개념도 및 세포 구성(a) 혈액-뇌 장벽은 혈관세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유기적 작용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미세유체 칩에서 인간 신경 줄기세포 (neural stem cell)를 분화시켜 신경세포 (neuron)와 성상교세포 (astrocyte)를 유도하고 혈관 주피세포 (pericyte)와 뇌혈관 내피세포 (brain endothelial cell)과의 공배양을 통해 혈액-뇌 장벽을 구현하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에 주목해, 미세유체 칩 안에 뇌 조직의 세포외기질을 모사하는 3차원 하이드로젤과 배양액의 흐름을 제공하여 뇌혈관세포의 생장 및 혈관 구조 형성을 촉진하고자 하였다.

뇌혈관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뇌를 보호하기 위해 외부 물질의 유입을 막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혈액-뇌 장벽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뇌혈관세포의 혈관 형태의 3차원 배양과 유체의 흐름을 통한 유동적 배양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인공 혈액-뇌 장벽 칩 제작을 위해 인간 신경줄기세포, 뇌혈관 내피세포, 뇌혈관 주피세포를 유기적으로 3차원 공배양하여 뇌혈관이 포함된 실제 인간 뇌 조직을 모사하는 장기 칩 개발에 성공하였다.

연구팀은 “신경줄기세포는 혈관세포와 공배양 시 성상 교세포로의 분화가 증진되는데, 이를 통해 실제 혈액-뇌 장벽의 특이적 구조 및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개발된 칩을 이용하여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의 감염과정과 관련 인자들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혈액-뇌 장벽 칩에 곰팡이를 주입하였을 때 균이 뇌혈관 주변에 모이고 혈관 장벽을 통해 뇌 조직으로 침투하는 양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뇌수막염 유발 균 침투 모델링뇌수막염을 유발하는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 곰팡이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혈관 근처에 군집을 형성한다고 보고되었다. 인공 혈액-뇌 장벽 칩에 곰팡이를 주입하면 균이 뇌혈관 세포층을 통과해 실제 뇌에서 침투할 때와 유사하게 군집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뇌 조직으로 침투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곰팡이들과 뇌 조직 침투에 중요한 유전자가 삭제된 돌연변이 균주들은 혈관 장벽을 투과하지 못하였다.

나아가 혈액-뇌 장벽 구조를 포함한 다중 장기칩을 제작하여 크립토 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의 신경친화성(neurotropism)을 확인하고 관련 감염인자들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신경 친화성 및 혈관 침투와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인산화효소, 전사인자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

개발된 칩, 뇌신경 질환 및 뇌혈관 투과 시스템 개발연구에 활용 기대

연구의 핵심은 3차원 하이드로젤로 세포가 자랄 수 있는 미세환경을 모사, 배양액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신경줄기세포, 뇌혈관 내피세포, 뇌혈관 주피세포를 공배양함으로써 실제 뇌 발달시 뇌혈관세포의 생장과 혈관신생 과정을 모사한 것이다.

연구팀은 “분자량이 제각각인 여러 물질이 사이토카인을 처리했을 때만 바이오칩의 투과막을 통과하는 것을 통해 실제 혈뇌장벽처럼 선택적 투과막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며“나아가 바이오칩에 병원성 곰팡이*를 주입했을 때 곰팡이가 마치 뇌세포를 찾아가는 것처럼 투과막으로 이동한 후 응집된 형태로 통과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냈다”고 전했다.

뇌수막염 유발 곰팡이의 뇌 조직 친화성 모델링곰팡이의 뇌 친화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뇌 장벽으로 연결된 다중 장기 칩을 제작하였다. 주입된 균이 뇌 조직 부분으로만 이동하여 침투하는 신경친화성 (neurotropism)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세유체 칩, 줄기세포, 기능성 생체소재 기술을 융합하여 그동안 구현이 어려웠던 기능적인 혈액-뇌 장벽 체외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제작된 인공 혈액-뇌 장벽 칩은 기존 보고된 모델과 비교 했을 때 실제 뇌 조직의 구조와 세포 성분에 가장 근접한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뇌 감염성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의 신경 친화성, 혈관침투인자로 발굴된 인산화효소 및 전사인자들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곰팡이성 뇌수막염 치료제를 위한 표적인자로서 난치성 뇌 감염증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구축된 혈액-뇌 장벽 칩은 뇌신경 질환 치료제 약물 스크리닝은 물론 뇌혈관을 투과하는 약물전달시스템 개발 연구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용어 설명>

※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 우리 몸의 모든 신체활동을 관장하는 장기인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선택적 투과막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와 해로운 외부 물질의 통과를 차단한다.

※ 미세유체 칩(microfluidic chip) : 반도체 공정을 통해 제작되는 바이오칩으로, 극미량의 시료로 연구할 수 있어 진단용 칩부터 세포 배양 및 분석장치까지 의학, 생명공학, 환경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장기 칩(organ-on-a-chip) : 미세유체 칩 내에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배양하여 해당 장기의 구조, 기능 및 특성을 구현한 체외모델.

※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세포 결합 조직으로 세포와 세포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기질.

※ 하이드로젤(hydrogel) : 친수성 고분자 사슬로 이루어진 다공성 3차원 지지체로서, 높은 함량의 수분을 포함함.

※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 : 신경세포, 성상교세포 및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성체줄기세포.

※ 뇌혈관 내피세포(brain microvascular endothelial cell) : 뇌혈관의 내벽을 구성하는 세포로서 혈류와 직접 맞닿아 있으면서 혈관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

※ 주피세포(pericyte) : 혈관 주위에 존재하는 결합조직성 세포로서 혈관조직의 안정화와 유지에 기여함.

※ 성상교세포(astrocyte) : 신경 아교 세포의 일종으로 혈액-뇌 장벽의 구조 유지, 기능뿐 아니라 신경세포 기능까지 조절할 수 있음.

※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 : 뇌 감염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 이후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뇌수막염 및 뇌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 미니인터뷰 Q&A>

조승우 연세대 교수 

조승우 연세대 교수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기존의 뇌혈관 모사 체외모델들은 대부분 신약개발을 위한 약물 스크리닝 용도로 집중되어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장기 칩 기술이 약물 평가 이외에도 많은 응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체외에서 최대한 실제 혈액-뇌 장벽에 가깝게 구현하는 연구에 그치지 않고 구축된 모델을 통해 더욱 심층적인 생명과학 연구를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마침 같은 학과에 뇌를 선택적으로 침투하는 구균에 관한 연구를 선도하는 반용선 교수님 연구팀으로부터 감염률이 낮은 돌연변이 균주들이 존재하는데 기존의 모델로는 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반용선 교수님 연구팀이 보유한 수없이 많은 돌연변이 균 중에는 기존의 단순 세포주 기반 체외모델과 동물모델에서의 실험 결과가 상이한 것들이 있었는데, 저희 연구팀의 장기 칩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균의 감염 특성 및 경로를 밝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A. 인공 혈액-뇌 장벽 칩 개발은 저희 연구실 자체적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체외모델 구축과 관련해서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인간 줄기세포, 혈관세포가 배양된 칩에 곰팡이를 주입해서 배양해야 하였는데 곰팡이와 인간 세포들의 배양 조건이 매우 다르고 오염 문제로 인해 다루어야 하는 연구 공간조차 분리되어야 했기 때문에 공배양 조건을 최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같은 학과 내의 공동연구였기 때문에 세포 및 시료들의 이동이 용이했고, 연구 진행 과정 중에 직면한 문제점에 대해서 심도 있는 토론을 자주 진행할 수 있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훌륭한 공동 연구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기존의 혈액-뇌 장벽 칩들은 모델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세포를 별도로 준비해야 하므로 실험 프로토콜이 복잡하고 효율성이 낮습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하더라도 기존에는 미리 분화를 유도한 뒤 칩에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됩니다. 반면에 저희 연구에서는 칩 안에서 미분화된 신경줄기세포와 혈관세포를 직접 공배양을 하며 분화를 유도함으로써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분화가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실제 혈관-뇌 조직과 유사한 형태로 발달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인공 혈액-뇌 장벽 칩을 이용하면 곰팡이의 뇌 조직 침투 양상을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뇌 조직 이외 다른 장기가 연동된 다중 장기 칩을 구현해 곰팡이를 관찰하면서, 기존의 모델 시스템에서는 연구가 어려웠던 균의 뇌 선택성을 효율적으로 정량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뇌수막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 인자로서 고려할 수 있는 일부 감염성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새롭게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A. 본 연구에서 개발된 인간 혈액-뇌 장벽 칩이 실용화된다면 발병 원인이 불분명했던 난치성 뇌질환 기전 연구 및 신약 개발을 위해 동물실험 이전 단계의 분석 플랫폼으로 활용되어 동물모델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과 동물 간 유전적, 생리학적 차이로 인한 동물실험 결과의 부정확성과 낮은 효율성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기 칩 기술은 세포 배양을 기반으로 하므로 제작하는 데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며 보관, 운송 등 실용화를 위해서 까다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제약산업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고효율 스크리닝이 가능하도록 배양 및 분석 프로토콜을 최적화하고 효율을 더욱 증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여러 회사가 장기 칩 기술의 실용화를 진행하고 있고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개발한 혈액-뇌 장벽 칩도 실용화를 위한 보완 연구를 통해 실제 산업계에서도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해 보고자 합니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A.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한 혈관-뇌 장벽 칩을 이용하여 숙주-병원균 상호작용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미 혈관-뇌 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곰팡이의 능력에 필요한 조절 인자를 밝히기 위한 단백질 수준의 스크리닝 연구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혈관-뇌 장벽을 통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자들을 선별하여 활용한다면 선택적 투과막인 혈관-뇌 장벽을 효율적으로 통과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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