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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노벨사이언스 창간 6주년 특별인터뷰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 과학기술, ‘세계 최초’ 선도형으로 나아가야

 

연구자의 독립성 및 자율성 보장해 창의성 최대 발현해야

기초연구분야, 과감히 정성평가 위주로 변화 필요한 시점

과총, 과학기술계 융합 최우선으로 사회적 소통 플랫폼 역할

사이언스플라자 건립 지식교류와 소통의 과학문화공간 창출

 

한국과학기술계의 요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가 창립 56주년을 맞았다. 전국 13개 지역연합회 및 세계 18개 재외한인과학기술자협회를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계의 중심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거대 규모 조직의 수장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과학기술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대변하고 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과학기술과 연결되는 대전환의 시대에서 과총의 역할은 과학기술계의 융합을 최우선 과제로, 다양한 과업을 수행중이다.

본지는 창간 6주년 맞이하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우일 회장을 만나 국내 과학계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발전을 이끌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 이도수 노벨사이언스 발행인 / 사진 원동현 실장 

 

이우일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회장

과총, 600여 개 과학기술 단체 회원 과학기술계의 구심점 역할

Q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올해 창립 56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과학기술 단체의 대표기관으로 단체의 육성, 지원하여 오늘날 우리나라가 과학기술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과총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이우일 회장 = 반세기 동안 과총은 600여 개 과학기술 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전국 13개 지역연합회와 세계 18개 재외한인과학기술자협회를 대표하는 과학기술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각 단체에 소속된 회원 수만 해도 매머드급입니다. 과총은 이러한 거대 규모 조직의 수장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과학기술인의 권익신장을 위한 대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기후변화(에너지),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전문가 pool의 역량을 결집해 과학적 증거와 사실해 기반한 사회적 소통이 가능하도록 플랫폼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과학기술과 연결되는 대전환의 시대에서 과총의 역할은 과학기술계의 융합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본지 이도수 발행인과 대담 나누고 있는 이우일 회장(우)

Q  과총은 과학기술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수행했다는데요. 추진한 주요사업과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이 회장 = 과총은 ‘소통과 상생으로 함께하는 KOFST’라는 비전 아래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활성화, △미래세대 참여 확대, △과학기술 사회적 책임 강화, 그리고 △사이언스플라자 준공을 주요 운영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먼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회와 함께 하는 포럼들을 통해 대 국회 채널을 구축했고, 교육, 과학기술 정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과학기술계 의견을 모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과학기술 정책 제언 및 건의에 적극적으로 일해 왔습니다.

또한 과학기술 현안 이슈와 국민 삶의 질과 밀접한 이슈를 다루는 각종 포럼 및 토론회를 개최하여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정보를 공유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여 대국민 소통을 활성화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사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이언스 오블리주’ 정신을 확산하는 과학기술특별봉사단을 과학기술계와 함께 출범했습니다. 특히 비대면 교육 도입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스마트 학습기기를 지원하는 ‘스마트기기 나눔 캠페인’을 펼쳐, 지난 2년 간 전국 중고교생 1,000여 명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과총은 과학기술계의 지속가능한 기부,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과학기술나눔후원회를 발족하여 폭넓은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그리고 미래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의 허브로 거듭날 한국과학기술회관 증축관 건립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곧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데 국내 최대 과학기술 교류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 과학기술계 전체의 기대가 큽니다. 학회 등 다양한 유관기관이 입주할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인의 전주기적 활동을 지원하는 지식 허브와 산학연 연계의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국내 최대 과학기술 교류 플랫폼이 조성되리라고 봅니다.

 

과학기술회관 증축관 준공 국내 최대 과학기술 교류 플랫폼 조성

Q  많은 학술단체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교류가 활성화되어 과학기술계 역량이 제고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미흡한 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요.

▲이 회장 = 국내 과학기술계가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은 학제 간 융합을 위해 칸막이 문화를 없애는 것입니다. 연구계의 지나친 경쟁 체제를 부추기는 성공 가능한 연구와 단기적·양적 성과에 치중하는 풍토로 인해 제대로 된 융합 연구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과학기술 전담부처에 제대로 된 권한을 부여하고 과학기술계의 전문성이 제대로 결합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융합이 강조되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는 분야 간 장벽을 낮추고 소통과 융합으로 혁신을 꾀해야 합니다. 과총이 국내 과학기술 단체의 집합체인 만큼, 과학기술계 각 분야의 구심점으로서 분야 간 장벽을 허무는 소통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정부, 국민, 산업계 등 사회 전 분야와 과학기술계를 잇는 소통 및 융합의 촉매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젊은 2030세대 과학기술인들이 더 활력 있고 다양하게 역동적으로 한국 과학기술계에 진출하여 우리 미래를 밝게 개척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요.

▲이 회장 = 미래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과 자유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MZ세대는 주체적인 결정과 자율성이 보장될 때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말합니다. 모든 과학기술인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특별히 2030 세대에게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은 연구, 소통’ 환경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현재 과총에서 이공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KOFST 대학생 크리에이터’ 사업이 지난해 첫 신설되어 3기가 선발된 상태입니다. 독창적인 그들만의 감성으로 과학기술 콘텐츠를 만들고, SNS에 게재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또 학생 스스로 과총에서 제공된 크리에이터로서의 자격에 큰 성취감과 소속감을 얻는 듯해요. 한편 올해는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초기경력자 등이 직접 위원으로 참여하는 ‘한국청년과학기술위원회’를 전격 운영합니다.

이를 통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복지와 권익을 보호·개선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활동 촉진함으로써 소통과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미래세대와 중견, 시니어 연구자가 멘토-멘티가 되어 시너지를 만드는 프로그램들이 계속 만들어져 훌륭한 차세대 과학기술인이 발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회장

창의성 있는 훌륭한 차세대 과학기술인 발굴 지원

Q  미래세대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에 관해 말씀해주시지요.

▲이 회장 = 미래세대의 참여 역시 과총의 역점 사업분야입니다. 과학기술을 꿈꾸는 청년·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이 직접 기획하는 참여마당을 만들고자 미래세대 포럼, 청소년 멘토링 콘서트, KOFST 크리에이터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청년 과학기술인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과 미래세대 포럼을 통해 연구 현장의 환경을 점검하고 청년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민족청년과학도포럼(YGF), 차세대과학기술리더포럼(YPF)과 차세대 과학기술 리더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는 세계경제 12위 대국이면서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한명도 탄생하지 못했습니다. 과학계의 염원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탄생을 위해 발행한 노벨사이언스가 올해 창간 6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노벨과학상 수상자 탄생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위상이 향상되어 노벨과학상 수상자 탄생에 매년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 회장 = 노벨과학상은 그 분야의 최고의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이지요. 그래서인지 매년 노벨상 시즌(10월)이 되면 전 세계가 노벨과학상에 주목하고 또 염원합니다.

우리나라도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최초의 노벨과학상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를 들며, 우리가 GDP대비 투자 세계 최상위 수준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질타합니다. 또 가까운 일본과도 비교를 많이 하죠.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28명으로, 이 중 25명이 과학 분야 수상자에요. 놀라운 성과죠.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노벨상 수여는 단순히 비교할 문제가 아닙니다. 노벨과학상이 어떤 공적에 주는 상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지요. 먼저 노벨상은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우수한 연구성과를 거둔 과학자에게 수여됩니다. 즉, 퍼스트 팔로어의 평생 업적에 주어지는 상인 것이죠. 축적된 기초 위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 연구자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노벨상은 단시간의 집중 투자로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기초연구 분야 투자 자율성 보장된 문화면 노벨과학상 탄생가능

Q  우리나라도 우수한 연구성과를 도출하고 있어서 노벨과학상 수상에 근접하고 있지 않나 보는데요.

▲이 회장 = 우리가 본격적으로 연구 투자를 시작한 시점은 1980년대 중반으로 이제 30년 남짓 지났어요. 일본이 2000년대 들어 노벨상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은 20세기 초반부터 쌓아온 인프라와 1950년대 이후의 지속적 투자에 기인합니다.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연구 역량은 지금 당장의 투자 액수로는 가늠할 수 없어요. 지금껏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축적돼왔는가가 중요하죠.

또 다른 문제는 성과평가 시스템입니다. 아무리 논문 인용 수가 많아도 이미 남들이 해놓은 일이라면 노벨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2014년 일본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인 중 한 명인 아카사카 이사무 교수는 모두가 비웃으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 20여년간 매달려 성공했어요. 또 다른 수상자인 아마노 히로시 교수는 아카사카 교수의 학생이었는데 그 역시 수천 번의 실험을 거듭해 결국 성공을 일궈냈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에 20년간 매달릴 수 있었을까요. 연구자의 능력과 연구 성과를 숫자로 가늠하는 우리나라는 논문 숫자나 피인용 수 등 숫자에 의해 교수 승진과 연구비 지원이 결정되죠. 그래서 논문을 많이 내야하고, 유행을 좇는 연구에 쏠림현상이 생기는 것인데요. 평가에서는 늘 공정성과 전문성의 두 요소가 충돌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초연구 분야에서 만큼은 공정성만 추구해 정량적 지표에 의존하지 말고, 과감히 정성평가 위주로 시스템을 바꾸어야 해요. 보수적으로 10~20년은 더 있어야 우리도 노벨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기초연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며 연구자의 창의성, 다양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화를 가꾼다면 그리 먼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행정적으로는 전문가의 정성평가를 신뢰하고,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시스템을 갖추면 우리나라의 과학 분야 노벨상은 의외로 빨리 찾아올 것입니다.

Q  회장께서는 서울대 공대학장, 서울대 연구부총장 등 대학에서 중요 직책을 맡으셨는데 우리 대학의 연구풍토가 바뀌어야 하지 않나하는데요.

▲이 회장 = 한국 대학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혁신을 위해 좀 더 유연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교육이 중심에 자리 잡았습니다. 일찍이 2012년경부터 1세대 MOOC 기업들(유다시티, 코세라, 에덱스)은 하버드, MIT, 스탠포드대학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진행된 강의를 녹화해 온라인으로 제공했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에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컴퓨터과학을 중심으로 한 융합인재 양성을 새로운 교육방식에 눈을 뜬 것이지요. 이를 계기로 자연스러운 산‧학 융합이 이뤄지며, 캠퍼스에서 세계적인 기술이 속속 탄생되곤 합니다.

이제 대학은 사회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에만 온 힘을 쏟아 붓다 입학 후에는 대학 졸업장만 받는 시스템에선 혁신과 도약이 불가하죠. 이제 대학은 평생 교육의 장이 되어 전문성을 훈련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해야 합니다.

서울대, KAIST 등 연구 성과가 우수한 대학들이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 풍토와 낡은 프레임을 과감히 바꿔야 됩니다. 과도하게 세분화된 학과 체제 개편은 물론 대학별 특성화, 선제적 구조조정 등 자체 혁신을 위한 숙제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 대학들은 이제 글로벌 대학과 키 맞추기를 해야 해요. 학부 때부터 새로운 형태의 교육방식(미네르바 스쿨, 에꼴42)이 시도되고, 학제 간 융합 등을 통해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입체적인 STEAM형 인재를 배출해야 됩니다.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서운 속도로 고급 두뇌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산학 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대학원생의 연구실 안전 문제나 수직적인 연구실 문화 등을 통한 노동권 보장도 대학과 학생이 건강한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과학기술을 우대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하죠. 글로벌 인재 유치가 격화되는 시장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과학을 꿈꾸는 영재들이 이공계열에 진학해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 환경과 과학기술인을 향한 대우가 달라져 자연스러운 동기부여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수준의 대학 도약위해 연구 풍토 과감히 바꿔야

과학기술계 발전을 위한 새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회장 = 정부는 과학기술에 기반하여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새 정부에 주어질 큰 소명 중 하나는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일입니다.

과학기술 G5 국가 진입에 대한 비전이 제시되고, 세계를 선도 할 첨단기술 확보전략 수립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담기구(예를 들면 혁신부총리)를 신설하고, 연구개발시스템을 추격자형(Fast-Follower)에서 선도자형(First-Mover)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하려면 수학‧과학‧정보교육을 확대하고 소외된 지역, 여성, 청년 과학기술인에 대한 지원책도 탄탄히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과학기반 정책을 흔들림 없이 끌고 나갈 수 있는 국가연구개발(R&D) 투자가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합니다.

 

신축 과학기술회관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이우일 회장

지난 2월 과총은 대전환기 시대의 국가 에너지 믹스 포럼을 개최하고 '탄소중립과 원자력'을 중점 토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총에서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함께 추진토록 새 정부에 건의하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이 회장 = 탈(脫)원전 정책 선언 이후 신재생 에너지 정책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탈원전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지만, 시간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가장 큰 쟁점사항은 전력요금 상승이죠. 전력요금이 상향되면 국민은 물론 철강금속산업을 비롯한 수많은 제조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제조업 외에도 전기차·무인차·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원전을 늘려가는 상황도 주목해야 하죠. 또한 친환경에너지 장려 정책이라는 취지에 무색하게 태양광·풍력발전소 설치에 따른 산림파괴 등의 환경훼손 문제도 자치단체와의 갈등도 존재합니다. 이렇듯 에너지 전환 이슈는 탈탄소, 미세먼지, 환경파괴 등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너무 많은 대표적인 ‘위키드 프라블럼’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찾고,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중간지점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학은 진리를 추구하지만 엔지니어(기술)은 대안을 찾는 학문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이언스플라자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지식교류와 소통의 공간을 창출하겠다고 말하는 이우일 회장

과학기술인이 존경받는 사회가 가장 성공한 나라

마지막으로 미래 한국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 주신다면요.

▲이 회장 = 한국과학기술은 가능성이 충분해 이제 성공을 담보로 하는 과제가 아닌, ‘세계 최초’가 될 수 있는 선도형 과학기술이 탄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제를 혁파하고 연구자의 자율성에 맡겨 다양한 도전이 이뤄져야 하죠. 지금 R&D 예산 지원이나 시스템은 단기성과에 집착하고, 반드시 성공하는 과제에 매몰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DARPA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요. DARPA에선 3년 안에 상용화되는 연구에 도전하지 않습니다. 될 것 같은 연구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자는 정신이죠. 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운영 철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철저히 연구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여 창의적인 연구에 마음껏 도전하게 조성함으로써 세상에 없는 과학기술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이지요.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의 피나는 노력과 조건없는 희생으로 국가의 운명에 자신을 걸었던 과학기술인의 헌신 덕분입니다. 추격형 전략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면 이제 새 시대의 패러다임은 미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저력이 충분합니다. 세계 최고의 IT 기술을 갖고 있고, 뛰어난 과학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연구문화, 정서를 포함한 모든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합니다. 정부의 과학기술 중시 국정운영이 시작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이 과학기술인이 존경받는 사회, 과학기술인이 가장 성공하는 나라가 되길 빌어봅니다.

 

지난 2월 8일 당시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과총을 방문하여 과학기술인들과 함께 기념 사진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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