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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노벨상’ 위한 ‘젊은 과학자’ 육성한다
  • 노벨사이언스 이정희 기자
  • 승인 2023.01.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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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초연구 예산 2조500억 지원

대한민국의 ‘마리 퀴리’ 꿈꾸며

바이오헬스산업 이끌 의사과학자 양성 힘 모아 

 

정부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상태다.사진 마담퀴리

정부가 젊은 과학자 육성을 통해 미래 노벨상 인재를 발굴한다. 앞으로 자격에 맞는 ‘젊은 과학자’는 장기간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대 10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감염병 등 시대적 요구에 따른 ‘의사과학자’ 육성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혁신을 이끌 기초의학 및 과학 기반이 다져지기 위한 정부와 기관들의 협력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 신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기초연구사업에 지난해보다 487억원 늘어난 2조500억원을 지원한다. 여기에는 젊은 과학자가 장기간 도전적인 진행할 수 있도록 최대 10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도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위해 지난달부터 신규과제 공모를 시작했다. 과기정통부는 교육부와 공동으로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사업을 꾸준히 확대했으며, 이에 2017년 1조2600억원에서 2조550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자율과 창의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 및 인재양성’이라는 새로운 국정과제에 따라 자율성과 창의성 보장과 함께 국가 수요를 반영한 전략적 기초연구 투자가 확대된다. 이에 과기정통부에서만 지난해보다 487억원이 증가한 2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올해부터 유망한 젊은 연구자가 장기간 한 분야에서 도전적인 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대 10년(5년+5년)간 지원하는 ‘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가 신설된다는 점이다. 한국연구재단이 2011~2020년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 79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상자들이 수상 업적으로 이어진 연구를 시작한 나이는 평균 37.9%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내 연구자들은 하지만 국내 연구자들은 박사후연구원을 마치고 학교에 임용된 뒤에야 연구실을 설립하고 신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어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있어 왔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박사학위 취득한 뒤 15년 이내인 대학 이공분야 교원(전임‧비전임)과 국공립‧정부출연‧민간연구소의 젊은 연구자들이 혁신적 기초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마다 2억원씩 최대 10년간 지원하는 연구사업 15개를 신설했다.

또한, 박사후연구자가 정부의 전략적 기초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간 7000만원씩 2년간 지원하는 해외 우수기관 연수를 지원하는 세종과학펠로십 국외연수 트랙도 신설된다.

신규로 추진되는 현신연구센터(IRC) 사업을 통해서는 국가전략기술 12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세계적 대학 연구그룹을 육성한다. 이는 연간 50억원씩 10년간 지원하는 대형 기초연구 사업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집단 기초연구 예산을 줄이는 가운데 신설된 것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지역 대학 기초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지방대에 설립한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를 4곳에서 23곳으로 늘릴 예정이며, 특히 과제에 참여 중인 연구원을 참여기업이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기업의 현금부담금으로 인정하는 등 대학의 지역거점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 소규모 연구그룹을 지원하는 융합형 기초연구실 사업을 선정할 때 지역 대학 할당 규모를 현재 30%에서 40%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출연연구기관·대학 연구기관 등이 집행하는 올해 정부 R&D 예산안은 30조6574억원으로 전년대비 9000억원(3.0%) 늘렸다. 이에 따라 정부 R&D 예산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젊은 과학자들의 도전적인 기초연구를 확대하고 의미있는 성과를 낼수 있을지 기대된다.

의사과학자 양성이 노벨상으로 가는 길

감염병 시대의 요청으로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KA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포스텍 등 국내 5대 과학기술특성화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열린 ‘의사과학자 양성협의회’ 첫 회의에 참석해 바이오헬스산업을 선도할 의사이면서 과학자인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미 의과학대학원을 두고 있는 KAIST의 경우,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포스텍은 의사과학자 양성과 헬스케어 분야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올해 의과학대학원을 선보인다.

이처럼 정부가 과기특성화대를 앞세워 의사과학자 양성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한국이 의료는 강국이지만 바이오헬스 산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즉, 암 수술을 위해 해외로 나가진 않지만 이를 위해 신약은 모두 수입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은 이러한 위기의식에 불을 붙였다. 과학기술 투자가 최상위권인 한국에서 이렇다 할 백신이나 치료제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위기의식으로 작용한 것이다.

정부와 기관이 육성하고자 하는 의사과학자는 말그대로 의사이면서 기초의학과 과학을 연구하기 위한 충분한 기간 동안 훈련을 받은 인재들 일컫는다. 이들 의사 자격(MD)과 박사학위(PhD)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과학자들은 대학병원 내, 자신의 실험실을 갖추고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대다수가 70~80%의 시간을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임상에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과학자의 자격을 갖춘 약 10만명인 국내 의사 중 실질적인 의사과학자들은 약 700명 수준으로 1%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의사과학자가 임상 업무를 최소화하고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병리학 등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공학이나 약학 등 다른 학문 분야와 융합하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약이나 새로운 의학적 원리를 찾는 것은 물론 나아가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주체를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할 전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만으로 2021년 기준 360억달러(약 47조 880억원)의 매출을 올린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도 의사과학자들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길리어드사이언스 설립자 마이클 리오단도 의사과학자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25년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약 40%도 의사과학자로 분석됐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대한민국의 ‘마리 퀴리’를 꿈꾸며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총 60명으로, 2014년 기준 노벨과학자상 567개 중 여성과학자는 16명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가운데, 2018년도에는 55년 만에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에서 동시에 여성 수상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2020년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오대학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2명이다. 당시 외신은 노벨과학상 중 수상자 목록에 남성 동료 없이 두 여성에게 상이 돌아간 것은 이때가 최초였다고 평가했다.

유네스코 통계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연구자 3명 중 1명이 여성으로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다. 이처럼 여성과학자의 수가 적은 이유는 이른바 ‘마틸다 효과’(Matilda effect)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여성의 과학적 공헌이 지워지거나, 간과되고, 남성의 공으로 돌려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러한 가운데, UNIST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이 지난해 ‘제1회 미래 여성 과학자 포럼’을 개최하며 주목받았다. 또한, 정부는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5년 단위로 중·장기 정책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WISET에 따르면 현재 ‘여성과학기술인 잠재가치가 발현되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4차 기본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가 대한민국에 나오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노벨사이언스 이정희 기자  webmaster@nobelscienc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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